취미/내맘대로 책 감상평

시민의 교양

호빵찡 2022. 9. 19. 16:15

제목 : 시민의 교양

저자 : 채사장

옮긴이 : -

출판사 : 웨일북

 

읽은 기간 : 2022-09-18 ~ 2022-09-29

 


2022-09-19

지대넓얕 저자의 책인 시민의 교양을 읽었다. 지대넓얕 1권과 유사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그 중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에 집중하여 쓰여졌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원래는 팟캐스트로 진행된 내용이라고 했던가? 배경 지식이 전혀 없어도 이해하기에 쉽게 쓰여져 있고, 점점 살을 붙여가며 내용을 다루면서도 앞서 설명했던 내용을 반복적으로 말 해 줘서 앞의 내용을 뒤적거리며 읽는 흐름이 끊기지 않아도 됐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막 성인이 되어 투표권을 행사할 권리가 생기고,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싶은 책이었다. 요새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접하기에 아주 쉽지만 인스턴트식의 검증되지 않고 단편적인 정보가 지나치게 많다. 경제,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생각을 스스로 정보에 대해 판별할 능력이 부족할 때 그런 정보를 통해서만 접근해 쌓아나가기 보다는 단어들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파악하는게 나의 의견에 대해 말 하기에 앞서 맞는것 같다. 인터넷의 소모적인 이념 싸움을 보면, 사실 이념 싸움이라기엔 서로 이념도 없는 사람들끼리의 갈라치기가 대부분이지만, 전혀 다른 단어를 반대의 의미로 사용한다던가 서로를 비난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 말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무슨 단어를 쓰고 있는지 정도는 아는게 좋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부의 분배 흐름을 보면서 왜 많은 지식인들이 공산주의자가 되었는지 이해할 수있었다. 하지만 경제는 정치와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결국은 공산주의가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이해하게 됐다.

 

시민에게는 의무가 있다. 나의 이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고 사회의 이익을 고려해야 할 책임 말이다. 물론 모든 구체적인 사회적 쟁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 다만 세계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을 토대로 개별 사안을 단순하게 분류할 수는 있어야 한다.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으로, 자본가의 이익과 노동자의 이익으로,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이념으로, 주주 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시민들 스스로가 개별 쟁점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분류할 수 있을 때, 사회적 담론들은 합리적이고 건강하게 논의되어갈 것이다.

세계에 대한 단순한 구분. 이것이 시민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교양이다.

문제는 평균에 해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오늘날의 사회적 인식을 우리가 부당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성적이 5등급인 학생은 자신이 공부를 못한다고 부끄러워하고, 월 90만 원의 중위소득을 얻는 성인은 자신의 무능을 부끄러워한다. 평균적인 성적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고, 평균적인 소득으로도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경제적 환경이 조성된 사회가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사회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

왜냐하면 경쟁이라는 형식을 거쳤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정한 경쟁이라면 그 결과는 정당하다고 믿는다. 경쟁 자체는 정당한데, 자신이 무능해서 경쟁에서 길패했다고 믿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사회적 위선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경쟁의 정당성에 대한 믿음을 개인이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오랜 시간 동안의 의무교육 과정에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경쟁의 정당성을 내재화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교과 내용에 경쟁의 정당성이 나온다는 것이 다니다. 시험과 평가라는 학교 교육의 형식이 아이들을 가르친다. 시험이라는 객관화된 경쟁 방식을 거친 후에 이에 따라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차등적인 대우를 반복적으로 받은 학생들은 시험이 공정한 것이라는 환상을 갖는다. 시험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학생이든 나쁜 평가를 받은 학생이든, 객관적 평가를 통한 차별은 온전히 개인의 책임이라는 믿음이 뿌리를 내린다. 그리고 성인으로 성장해서 만나는 모든 평가와 시험에서도 부정돠 편법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당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지극히 개인적이라고 생각해왔던 나의 취향과 성향과 선택은 나의 것이 아니라 계급적인 것이다. 이것이 아비투스다. 사회적 계급과 환경에 의해 형성된 나의 사고와 행동의 패턴.

아비투스는 그 자체로는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 문제는 지배적 위치를 점유한 계층이 아비투스를 이용해서 지배를 정당화하고 지배질서를 유지한다는 점에 있다.부르디와는 이를 '상징적 폭력'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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