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내맘대로 책 감상평

역사와 문학이 갖는 의미에 대하여

호빵찡 2023. 3. 6. 17:02

제목 : 딩씨 마을의 꿈

저자 : 옌롄커

옮긴이 : 김태성

출판사 : 자음과모음

 

읽은 기간 : 2023.02.10 ~ 2023.03.04

 


중국 문학이라면 아Q정전이나 허삼관 매혈기가 내가 읽어본 책의 전부 인걸로 기억한다. 아, 삼국지 연의도. 최근에 차에 관심이 생겨서 다기나 찻잎도 좀 사고 차 마실때마다 나름 다기 잔 다과 접시까지 셋팅해서 종종 먹게 됐는데, 그러면서 차와 함께 중국 문학을 읽어보는건 어떨까? 라고 생각했다.

중국 문학 3대 거장으로 불리는 모옌, 옌롄커, 위화의 책에 대한 추천글을 봐서 그들의 책 중 하나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는 읽어본 적 있기 때문에 일단은 모옌의 개구리, 옌롄커의 딩씨마을의 꿈을 빌려왔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딩씨 마을의 꿈의 배경도 허삼관 매혈기와 시대적 배경이 맞닿아 있더라.

 

최근에 종종 챗GPT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는 편인데 그런김에 딩씨마을의 꿈에 대해 챗GPT에게도 물어봤다.

《딩씨마을의 꿈》은 작가 옌롄커(Yan Lianke)의 소설로, 중국에서 출간된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중국의 작가들이 직면하는 검열과 같은 인권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책의 주인공은 선생님이며, 그는 충동적으로 마을 주민들에게 진실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이 중국 정부의 대응을 일으켜, 마을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옌롄커는 중국의 사회적, 정치적 문제들을 다루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딩씨마을의 꿈》도 그의 작품 중 하나로, 중국 사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가의 소설은 중국 정부의 검열에 맞서는 용기와 열정을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합니다. 따라서, 만약 중국 사회나 문화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딩씨마을의 꿈》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 책은 옌롄커의 소설 중 하나로, 중국 사회의 어둠 속에서 각성하고 싶은 분들에게 권해드리는 작품입니다.

이런 줄거리와 사실에 입각한 답변을 원한건 아니었지만 아직까진 내가 챗GPT에게 질문을 제대로 못해서 활용을 잘 못하는듯 싶다. 아무튼 이 답변으로 대략적인 줄거리에 대한 설명은 될 것 같다.

 

처음에는 단지 동양차와 잘 어울릴거 같다. 중국 문학이 궁금하다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든 책이지만 내용이 무거워서 빨리 읽히지는 않았다. 딩씨 마을의 꿈은 실제 중국의 역사적 사실을 어느정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에이즈가 창궐하던 때, 중국 정부는 제약회사에 팔아넘길 용도로 대도시가 아닌 지방 소도시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매혈을 선전해 사람들의 피를 사들였다. 가난한 농민을 대상으로 국가와 정부는 불법 브로커까지 고용해 매혈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고, 잘 관리되지 않은 사설 채혈소에서 채혈 도구를 재사용하는 바람에 에이즈가 마을에 퍼지게 되었다. 매혈로 사람들이 얻은 돈은 그들이 잃게 된 것들에 비하면 너무나도 적었다.

딩씨마을의 꿈의 배경은 문화대혁명 이후 1960~70년대쯤이었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건 1990년도로 지금으로부터 불과 3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것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한 민족이나 국가가 경험한 역사의 상처와 개인적 삶의 고통을 문학이 치유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는 ‘아주 착하고 순진한’ 발상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문학이 사회와 개인을 집단적 또는 개인적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은 검증이 어려운 문제다. 별로 실감이 가지도 않는 일다. 오히려 문학의 보다 본질적이고 보편적인 기능은 고통과 절망을 드러내고, 좀 더 처절하게 인식하게 만드는 것일지 모른다. 적어도 문학이 우리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할 수 있으려면 먼저 드러내고 체감하는 일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고통과 절망의 노정과 적극적인 수용이 치유의 전제인 것이다.

옌롄커는 우리 삶을 구성하고 있는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요소인 고통과 절망을 아무런 두려움 없이 적극적으로 묘사하고 표현하는 작가다. 그의 작훔에는 다양한 형태의 비극과 절망, 고통들이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는 고통과 절망의 드러냄이 치유와 회복으로 연결될 것을 기대하거나 확신하지 않는다. 작가로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고통과 절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받아들이는 것에 국한된다. 그리고 이를 독자들에게 전이하기 위해 그가 가장 선호하는 장치가 바로 꿈이다. 고통과 절망을 희화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그 무게와 질감을 그대로 드러내되, 아픔과 추한 외상의 충격을 경감시켜줄 수 있는 서사의 장치가 바로 꿈인 것이다.